1. 주요인물 소개 및 플롯 전개 흐름
(1) 주요인물 소개
조승우 – 조초원 역
자폐성 장애를 가진 청년으로, 말을 빠르게 하거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그러나 달리기만큼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몰입적이다. 초원은 “초콜릿을 좋아하고, 얼룩말을 좋아하며, 5시에 밥 먹는 걸 좋아하는” 명확한 자기 세계를 가진 인물이다.
마라톤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그의 모습은 장애를 '결핍'이 아닌 '다름'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중심축이 된다.
김미숙 – 경숙(초원의 엄마) 역
초원의 어머니.
남편 없이 홀로 아들을 키우며, 사회의 편견과 제도의 벽 속에서 아들을 정상 사회에 적응시키고자 사투를 벌이는 인물.
단호하고 거칠지만, 모든 것은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불안에서 비롯된 절박함이다.
마라톤을 통해 초원이 변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녀 역시 점점 ‘컨트롤하려는 엄마’에서 ‘이해하려는 엄마’로 성장한다.
이기영 – 훈련코치(정욱) 역
한때 마라톤 선수였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삶이 무너졌던 인물.
경숙의 부탁으로 초원의 코치를 맡지만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툭툭 내뱉는 말투와 무심한 태도로 일관한다.
하지만 초원이 보여주는 순수함에 점점 마음을 열며, 자신 역시 다시 일어서는 계기를 얻게 된다.
그는 초원의 성장을 도우면서, 스스로의 상처도 치유해가는 이중적인 서사의 역할을 맡는다.
초원의 동생 – 조정원 역
초원의 여동생.
가족 내에서 어쩌면 가장 소외되어 있는 존재지만, 그럼에도 오빠를 진심으로 아끼고 지지한다.
영화에서는 많은 분량이 없지만, 장애인을 둔 가족 구성원으로서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관찰자 역할을 한다.
초원의 담임 선생님 – 특수교육 담당 교사 역
초원을 학교에서 지도하는 교사로, 교육적 관점에서 초원을 지지하려 하지만 현실적 한계에 부딪힌다.
교육자로서의 책임과 제도적 허점을 동시에 보여주며, 사회가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간접적으로 비추는 인물이다.
(2) 플롯 전개 흐름
초원은 자폐를 가진 20세 청년이다.
그의 하루는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초콜릿과 얼룩말, 고속도로와 마라톤 중계 영상이 전부다.
세상은 그를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라고 하지만, 초원의 세계는 정확하고, 충실하고, 무엇보다 진심이 가득한 세계다.
초원의 어머니 경숙은 아들이 ‘정상’ 사회에 발을 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수한 치료와 교육을 밀어붙인다.
그러던 중, 초원이 한없이 달리는 것을 본 그녀는 마라톤 훈련을 시켜보기로 결심한다.
우연히 알게 된 전직 마라토너 정욱을 코치로 붙이고, 초원은 처음엔 거칠고 고된 훈련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정욱 코치는 처음엔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초원의 묵묵한 달리기와 해맑은 언행에 서서히 마음을 연다.
그는 초원에게 기술을 가르치기보다 “달릴 이유”를 느끼게 해주려 애쓰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러나 훈련 과정은 순탄치 않다. 초원은 스트레스로 패닉을 겪고, 경숙과 정욱은 양육과 지도에 있어 충돌한다.
하지만 초원은 꿋꿋이, 자기만의 리듬으로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결국 초원은 대회에 출전하고, 혼자서 42.195km의 마라톤을 완주한다.
누구보다 힘들었지만, 누구보다 기뻐했고, 누구보다 멀리 왔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준다.
영화는 말한다.
달린다는 건 누군가에겐 기록이지만, 누군가에겐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마라톤은 단지 장애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진심을 가지고 성장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이 어떻게 함께 달려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다.
2. 마라톤의 실화 기반 의미
(1) ‘배형진’이라는 실제 인물의 존재
《마라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마라토너 ‘배형진’ 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그는 2001년 춘천마라톤에서 자폐 장애인 최초로 풀코스를 완주하며 사회적 주목을 받았고, 이 사건은 장애인에 대한 시선과 가능성의 프레임을 뒤흔든 계기가 되었다.
단순히 특이한 사건이 아닌, 비장애인 중심의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실존 인물이다.
(2)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이 가진 사회적 울림
배형진의 사례가 감동적인 이유는, 그가 메달을 따거나 기록을 깬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장애를 가진 개인이 마라톤이라는 장거리 종목을 '완주했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그 여정을 통해 세상은 처음으로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했고,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출발점이라는 인식 전환이 이루어졌다.
(3) 한 가족의 분투, 많은 가족의 이야기로 확장되다
배형진 군의 어머니는 실제로도 영화 속 ‘경숙’처럼 아들을 세상과 연결시키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 그 여정은 영화 안에서 하나의 개인 서사를 넘어, 수많은 장애인 가족의 삶을 대변하는 집합적 경험으로 확장된다. 마라톤이 주는 감동은 단지 초원이의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달려준 엄마, 동생, 선생님, 그리고 변화를 지켜봐준 사회 전체가 함께 완주한 마라톤이기 때문이다.
(4)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가진 신뢰성과 공감력
이 영화는 픽션처럼 꾸며진 ‘감동 서사’가 아니라, 누군가 실제로 살아낸 인생에서 우러난 이야기라는 점에서 진정한 울림을 준다. 관객은 극장에서 나오는 순간 “이건 영화 속 이야기만이 아니라,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체감하게 된다. 그 순간, 이 이야기는 영화가 아닌 우리 사회의 과제로 전환된다.
3. 마라톤의 사회적 영향 : 스크린을 넘어선 변화의 시작
(1) 장애 인식 전환의 계기
이전까지 자폐를 포함한 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은 주로 ‘불쌍한 존재’ 또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에 머물러 있었다. 마라톤은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도전과 성취의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장애를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과 이해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2) 장애인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 확산
영화는 장애인뿐 아니라 가족이 겪는 심리적·현실적 부담도 함께 조명했다. 특히, 부모의 돌봄 노동과 감정적 소진에 대한 묘사는 대중에게 장애인 가족이 겪는 문제를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후 복지 관련 공론장에서 ‘가족 지원’이 주요 논의 주제로 부각되었다.
(3) 교육 및 공공기관에서의 활용
마라톤은 실화 기반이라는 점과 함께 감정 전달력이 높아, 장애 인식 개선 교육 자료로 널리 사용되었다. 특수학교는 물론 일반학교, 군부대, 공공기관 등에서 다양하게 상영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교육 도구로 활용되었다.